더 나은 결과물을 위한 업무 피드백 방법

글ㅣ백종화 그로플 대표

더 나은 결과물을 위한 업무 피드백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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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티클은 <나도 피드백 잘하고 싶다> 시리즈의 3화입니다.


✍ 오늘의 아티클
  • 피드백의 중요성은 다들 공감하실 겁니다. 그러나, 비전문 영역을 피드백하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이때 우리는 피드백의 목적과 관점을 먼저 살펴봐야 합니다. 
  • 리더나 동료가 준 피드백이 정답은 아닙니다. 그들이 생각하는 일의 관점일 뿐이니까요. 그러나, 피드백을 끝까지 듣고 내가 동의하는 것과 수정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 실행하는 것은 필요합니다. 
  • 피드백을 할 때는 어떤 부분을 신경 써야 할까요? 반대로, 피드백을 받을 땐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할까요? 4A 관점과 피드백 10계명으로 확인해 보세요. 


피드백, 참 중요합니다. 공동 작업에서 주고받는 건설적 피드백은 더 좋은 결과물을 만들고, 일의 과정에서도 유의미한 경험을 할 수 있게 도와주니까요. 하지만 여전히 어려운 게 피드백입니다. 특히 개인의 취향에 따라 이렇게도 보이고, 저렇게도 보이는 결과물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피드백을 줘야 할지도 모르겠어요.  

저 역시 디자이너와의 소통은 언제나 어려웠습니다. 목적과 관점이 다르기 때문이죠. 그래서 많은 조직이 개개인의 목소리보다 ‘디렉터’라는 포지션을 만들고는 합니다. 디자인 디렉터가 디자인 최고 리더로 모든 디자인을 평가하고 피드백하는 것이죠. 전문 영역을 피드백하는 것은 정말 어렵습니다. 이때 고민할 수 있는 것은 피드백의 목적과 관점을 먼저 맞추는 것입니다.

무라카미 하루키 ⓒ지지통신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이야기하는 피드백


‘매일 자신이 정한 양만큼의 글을 기록하는 특이한 습관’을 가지고 있는 작가로 유명 하루키의 <직업으로서의 소설가>라는 책에 이런 피드백과 관련된 내용이 나옵니다.

어떤 장편 소설을 쓸 때의 일인데, 나는 원고 단계에서 ‘조금 안 맞는 편집자가 지적한 부분을 모조리 뜯어고쳤습니다. 단지 대부분 그 사람의 조언과는 정반대의 방향으로 고쳤습니다. 이를테면 ‘이곳은 길게 늘리는 게 좋겠다.’고 말한 부분은 짧게 줄이고, ‘여기는 짧게 줄이는 편이 좋겠다.’고 말한 부분은 길게 늘린 것입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상당히 난폭한 얘기지만 그래도 그 수정은 결과적으로 잘 되었습니다. 작품은 그걸로 좀 더 뛰어난 것이 되었습니다. (중략)

즉, 중요한 것은 뜯어고친다는 행위 그 자체입니다. 작가가 ‘이곳을 좀 더 잘 고쳐보자’라고 결심하고 책상 앞에 앉아 문장을 손질한다, 라는 것 자체가 무엇보다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그에 비하면 ‘어떻게 수정하느냐’라는 방향성 따위는 오히려 이차적인 문제인지도 모릅니다. (중략)

아무튼 고쳐 쓰는 데는 가능한 많은 시간을 들입니다. 주위 사람들의 충고에 귀를 기울이고 (화가 나든 말든) 그것을 염두에 두고 참고하며 고쳐 나갑니다. 조언은 중요합니다. (중략)

물론 타인의 의견을 모두 다 덥석 받아들여서는 안 됩니다. 개중에는 잘못 짚은 의견, 부당한 의견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어떤 의견이든 그것이 제정신에서 나온 것이라면 거기에는 뭔가 의미가 내포되어 있습니다. 그런 의견은 당신의 머리를 조금씩 냉각시켜 적절한 온도로 이끌어줍니다. (중략)

하루키 같은 대작가에게 피드백은 어떤 의미일까요? 한 마디로 ‘더 좋은 글이 될 수 있도록 작가와는 다른 관점을 주는 것’입니다. 아무리 뛰어난 작가라 할지라도 자신이 보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그 부분을 볼 수 있는 다른 관점을 가진 사람들의 의견을 듣고 행동의 변화를 가져와야 한다는 것이죠. 대신 그 피드백을 모두 정답이라 생각하기 보다 피드백을 듣고,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글을 수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도 전합니다. 내용이 아닌, 글의 수정이라는 행동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죠.

피드백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리더나 동료가 피드백을 전한다 할지라도 그 피드백이 정답일 수는 없습니다. 단지, 지식과 경험이 많은 리더와 동료가 바라보는 일의 관점일 뿐이죠. 모든 것이 정답은 아니지만 오답도 아닌 한 사람의 관점일 뿐이라는 의미입니다. 이때 우리가 해야 할 행동은 한 가지, 피드백을 끝까지 듣고 그중에서 내가 동의하는 것과 내가 수정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서 실행하는 것뿐입니다.

피드백 하기 전 명심할 4A 


이때 제안 드리고 싶은 것은 4A의 관점을 구성원들과 함께 인지하는 것입니다.

  • Aim to Assist : 피드백을 받는 사람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피드백이어야 한다. (그래서 솔직하게 이야기해야 한다.)
  • Actionable : 피드백을 받는 사람이 행동으로 옮길 수 있도록 행동 중심의 피드백을 전해야 한다. (구체적이지 않은 모호한 감정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다.)
  • Appreciate : 피드백을 받는 사람은 전하는 사람이 나를 위해 피드백을 준다는 것을 알고 감사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의 피드백을 끝까지 들어야 한다.)
  • Accept or Discard : 피드백 받는 사람이 실행할 수 있도록 동의와 비동의를 결정해야 한다. (피드백을 받을지 말지의 선택권은 내가 가지고 있다. 하지만 피드백을 모두 거절하면 나는 성장할 수 없다.)
 

왜 피드백이 필요할까 


피드백은 2가지 목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나는 ‘성과를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그것은 일이 잘 되도록 하는 것과 일치합니다. 그럼 일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요? 바로 ‘높은 목표와 함께 반복된 피드백을 통해 지속해서 학습하고 변화하는 것‘입니다. 이 목적을 잊은 채 피드백을 주고받게 되면 피드백을 전하는 사람에게는 회피하고 싶은 불편한 시간이 되고, 피드백을 받는 사람에게는 ‘자신의 부족함이 드러나는 질책의 시간‘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회피와 질책의 시간을 넘어서게 되면 누군가는 피드백을 통해 성장해 있고, 변화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피드백은 그런 도구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피드백을 전하는 사람도, 피드백을 받는 사람도 이 목적을 꼭 기억해야 합니다.

또 다른 하나는 이 과정을 통해서 ‘성장을 돕는 것’입니다. 성장은 공부가 아닙니다. 성장은 ‘지식과 경험의 확장과 일하는 방식의 변화를 통해 생산성이 올라가는 것’입니다. 솔직한 피드백을 반복할 수 있다면 우리는 혼자서 일을 할 때 보다 더 많은 수준의 지식과 경험들을 얻을 수밖에 없습니다. 나 이외 다른 사람들의 관점을 듣게 되기 때문입니다.


피드백 받을 준비


피드백 받을 준비가 안 되어 있다면 피드백을 전하면 안 됩니다. 피드백을 받을 마음의 준비, 피드백이 내 성장을 위해 불편하지만 필요한 것이라는 것을 인정하지 못하는 사람에게 전하는 피드백만큼 폭력적인 것은 없거든요. 그들은 화를 내거나, 거친 표현을 전하거나, 부정하고, 원인을 외부 사람들에게서 찾거나, 스스로를 자학하는 등의 행동을 할지도 모릅니다. 그렇기에 피드백을 할 때 중요한 건 피드백을 전하는 스킬이 아니라 피드백을 주고받을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것입니다.

1. 피드백은 나의 성장을 위해 꼭 필요합니다.
2. 피드백은 나를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나와는 다른 관점을 듣는 시간입니다.
3. 피드백을 전하는 상대도 (나만큼) 불편하지만 내 성장을 위해 투자하는 시간입니다.
4. 피드백은 행동으로 연결될 때 비로소 나의 성장에 도움이 됩니다.
5. 행동하기 위해서 내가 동의하지 못하는 피드백은 과감하게 포기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6. 동의하지 못하더라도 끝까지 들어야 합니다.
7. 피드백을 전하는 사람도, 받는 나도 정답은 아니고 서로의 관점을 주고받는 것이라는 관점을 가져야 합니다.

어쩌면 피드백을 전하기 전에 이런 관점들을 공유하고, 토론하며 피드백 환경을 조금은 소프트하게 만들어 보면 어떨까요? 디자인과 글처럼 보는 사람에 따라 다른 관점을 가질 수 있는 직업도 없습니다. 그래서 피드백이 더 어렵습니다. 하지만 하루키 작가처럼 나와는 다른 사람들의 관점을 끝까지 들어보면 어떨까요? 그 관점이 틀렸을 수도 있지만, 내가 보지 못한 부분을 인지한 것일 수도 있다는 마음을 가지고 말입니다. 대신 내가 납득하는 것만큼 수정을 해보는 것이 더 나은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시간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한 가지 더 있습니다. 피드백의 첫 번째 목적은 ‘기대하는 결과를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누구와 일을 하든지 서로가 기대하는 목표가 있을 겁니다. 디자인과 작가 모두에게 말이죠. 서로의 관점이 평행선을 긋고 있다면 ‘중간 피드백’을 제안 드립니다. 디자인 샘플을 VIP 고객 20명에게 먼저 물어보거나, 직원들 중 객관적인 의견을 줄 수 있는 사람들을 모아서 그들의 의견을 듣고 반영하는 것이죠.

정답은 없습니다. 10개의 피드백을 받았다면 10개가 다 오답도, 정답도 아니라는 말입니다. 그렇다면 피드백 받은 모든 내용을 인정하지도 말고, 모두 거부하지도 않아야 합니다. 대신 우리의 의사결정 기준은 ‘더 나은 결과가 나오는 것’이면 되는 것이고, 선택을 했다면 그 선택이 가장 좋은 결과가 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결과가 좋지 않다면 우리들의 업무 방법을 다시 한번 피드백하면 되는 것뿐입니다.

 

▶ <나도 피드백 잘하고 싶다> 시리즈 보러 가기



글ㅣ백종화 그로플 대표 (100coach@growple.kr)
필자는 스타트업과 대기업에서 HR Lead, HRD, 경영자 및 신입사원 양성 등 직원과 조직의 성장과 관련된 다양한 영역을 경험했습니다. 지금은 리더십과 조직문화의 성장과 성공을 돕는 그로플 (Growple) 회사를 운영하며, CEO부터 팀장까지 리더들을 위한 코칭, 컨설팅, 강연을 하며 매일 글을 쓰는 작가로 활동 중입니다. 리더십과 일하는 방식에 대한 다수의 책을 출간했고, 최근에 <나의 첫 커리어 브랜딩>을 공저로 출간했습니다.  


발행일 2024.03.22